출처: 자크라디 세라믹

     

     

     

      폴란드 여행정보를 찾던 중 알게 된 사실 중에 하나가 바로 자크라디가 폴란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색상과 패턴 때문에 하나만 놓아도 식탁 분위기가 확 사는 느낌이라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궁금해진 김에 폴란드 자크라디 세라믹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출처: 볼레스와비에츠 공식 홈페이지

     

     

    볼레스와비에츠, 폴란드 도자기의 시작

     

      어느새 하나의 명사처럼 여겨지게 된 '폴란드 도자기'라는 단어의 시초를 알아보려면 16세기 폴란드의 한 지역인 볼레스와비에츠(Bolesławiec)로 거슬러 올라가봐야 합니다. 16세기 당시 볼레스와비에츠 지역에 여러 도자기 길드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중세 유럽의 길드란 우리나라의 조합과 비슷한 단체라고 보면 되는데, 이 지역에 있는 도자기 길드들이 주전자나 저그(손잡이 달린 물병), 접시 등에 색을 입히거나 예술적인 장식을 그려 넣으면서 폴란드 도자기 기술의 전통을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도자기 장인의 기술력이 쌓여가면서 도자기의 질도 향상이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몸에 해로운 물질을 안전한 물질로 바꾸어 안정성을 높였고, 도자기에 입히는 색과 광도 더욱 훌륭하게 발전시켰습니다. 특히나 흰 점토를 사용해서 도자기를 굽는 방식은 훗날 볼레스와비에츠의 도자기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도자기들은 18세기 말, 유럽 전역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독특한 디자인과 활용도 높은 그릇들이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 도자기 길드들이 자리를 잡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못했습니다. 세계 2차대전이 유럽에 번지며 볼레스와비에츠 또한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고, 그 결과로 많은 도자기 작업장이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작업장 몇 군데의 시설이 일부라도 남아있었습니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 몇 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고, 세대교체도 일어나게 되었지만 몇몇 유명한 도자기 장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한번 도자기 산업을 부활시키게 됩니다. 자카르디 세라믹 역시 이 시기에 설립되었지만, 그 시초를 1946년으로 정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귀여운 크리스마스 도자기들 (출처: 자크라디 세라믹)

     

     

    폴란드 도자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폴란드 도자기도 마찬가지로 성형 > 초벌구이 > 채색작업 > 유약처리 > 재벌구이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자크라디에서는 불레스와비에츠 근방에서 채취한 흙을 사용해 반죽을 합니다. 모양 성형은 종류에 따라 석고 몰드를 활용하거나, 기계가 물레를 돌리거나, 사람이 직접 만드는 것으로 나뉩니다. 모양을 성형한 후에는 젖은 스펀지로 닦아내는 작업을 하고, 컵 손잡이 등 부속물을 붙여줍니다. 건조는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건조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건조 후에는 초벌구이에 들어갑니다. 초벌구이를 마친 도자기를 비스킷이라고 부르는데, 이 비스킷 상태는 아직은 깨지거나 손상을 입기 쉬운 상태입니다. 채색은 이 비스킷 위에 진행합니다. 우리가 폴란드 도자기 하면 쉽게 떠올리는 심플한 기하학적 패턴이나 피콕아이, 폴카 도트 같은 전통적인 패턴들은 도장을 활용하여 하나하나 찍어내는 방식으로 채색을 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발전된 패턴들은 도장에 다양한 색을 더해 예술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며, 숙련된 아티스트들은 도장작업 후에 붓으로 직접 패턴을 그리거나 색을 입힙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자기들은 바닥에 작업한 아티스트의 이름을 적습니다.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도 상당하지만, 아무리 동일한 작업을 반복해도 도자기 하나하나의 패턴이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단 하나뿐인 도자기라는 점에서 수집하는 재미가 있는 부분이지요. 

     

      채색작업이 끝난 후에는 유약처리를 거쳐 고온에서 재벌구이를 합니다. 이때 채색한 부분과 유약이 비스킷이 완전히 밀착이 되고, 파손에 취약했던 비스킷이 강철처럼 단단해집니다. 채색 부분도 재벌구이 과정을 거쳐 묽고 부드러웠던 색이 선명해지고 활기찬 느낌을 주게 되며, 유약이 투명해지면서 반짝입니다. 이렇게 구워진 자크라디의 그릇들은 전자레인지와 식기세척기에서 사용 가능할 뿐 아니라 오븐이나 냉동칸에 활용해도 끄떡없다고 합니다. 실제 자크라디 세라믹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베이킹을 위한 오븐용 그릇도 판매 중입니다.

     

     

    출처: 자크라디 공식 홈페이지

     

     


     

    마치며...

     

      실제 폴란드 여행 중에 불레스와비에츠지역을 방문하면, 자크라디같은 예쁜 폴란드 도자기 공방들이 많아서 열리는 지갑을 간수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자크라디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테이블웨어라는 것의 범위가 내 생각보다 넓어서 놀랐는데, 오븐용 넓은 그릇부터 버터 그릇, 케이크 보관 그릇부터 시작해 캔들워머 등 예쁘고 귀여운 것들이 사진상이 아닌 내 눈 앞에 나타났을 때 그걸 주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자크라디의 그릇을 판매하는 곳이 많이 늘었습니다. 자크라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배대지 없이 배송을 받을 수는 있지만 금액도 오히려 국내 가격이 저렴한 경우도 있고, 배송비가 만만찮아서 (10파운드, 약 4.5kg 이하는 100달러) 희귀한 아이템을 구매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국내 구매가 훨씬 편리한 부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여행 중에 자크라디를 만난다면, 독특한 아이템 한 두 개 정도 구입해 오는 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